심연 윤혜진 행사
제주시 아라1동 산천단에서..
심연 윤혜진
2012. 7. 25. 23:47
'산천단'은 1470년 제주 목사로 온 이약동이 제단을 이곳으로 옮기게 되면서 불리게 되었다.
그간이 성상(星霜)을 말하듯 푸른 이끼를 먹은 제단과 세월의 비바람을 견디다 무너진 채로 서 있는 비석들이 이곳이
신성한 신제 봉행소였음을 말해준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마주하면 한 눈에 다 바라볼 수 없는 거대한 노송들이 솟아 있다.
천연기념물 제160호로 지정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노목 '산천단 곰솔'이다.
적어도 500 ~ 600세는 족히 넘은 산천단 곰솔. 하늘로 솟다 못해 무거워진 가지들은 땅을 향해 몸을 구부리고 있다.
산천단은 제주시에서 5·16도로를 따라 20분 정도만 오르면 찾을 수 있다.
한라산제를 지내던 산천단, 옛부터 제주에 부임한 목사들은 백록담에서 천제를 올렸는데,
산길이 험하고 날씨가 궂을 때는 이곳에 제단을 만들어 천제를 올렸다는 신성한 곳이라네요.
수백여년전 천제를 올렸던 신성함이 긴긴세월 동안 간직된채 이곳 산천단 정적 속에 고스란히 되살아 난다.
옛 사람들의 정성, 모아진 마음이 산천단의 하늘과 땅의 빛깔을 빚어냈는가.
산천단 숲에 앉으니 신제를 올렸던 선인들의 마음처럼, 깨끗한 마음의 바다 속으로 빠져든다.
당당하게 뻗은 곰솔이 산천단을 늘 지켜주고 있어서인가.